대구의 이색 박물관 탐방 ② “대구방짜유기박물관”
대구의 이색 박물관 탐방 ② “대구방짜유기박물관”
  • 백송이
  • 승인 2019.03.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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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방짜유기를 테마로 한 이색 박물관이 있다. 선조들의 과학적인 지혜와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방짜유기박물관(대구시 동구 도장길 29)을 소개한다.

과학적 효과가 뛰어난 방짜유기

선조들이 사용했던 그릇 방짜유기는 가장 질이 좋은 유기를 뜻하는데 구리와 주석을 78:22로 합금한 뒤 이를 두들겨서 만들어낸다. 주석은 무르기는 하나 열에 강해서 달궈져 있는 한 아무리 두드려도 절대 깨지지 않는다. 그래서 방짜로 만든 꽹과리는 신명나게 두드려도 깨지지 않는 것이다. 한민족은 방짜로 만든 물건을 오랫동안 써왔는데 일제강점기 시대에 모두 수탈당했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다시 성행하기도 했지만 6·25 이후 연탄을 사용하면서부터 연탄가스에 변색되기 쉬운 놋그릇 대신 스테인리스 그릇을 선호하여 유기는 점차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에 각종 실험을 통해 병원균 O-157 살균기능, 독극물 검출기능 등 방짜유기의 과학적 효과가 밝혀지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사극에서 왕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음식물을 놋수저로 독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장면은 방짜의 이같은 효과에서 기인한다. 또한 방짜에서 나트륨 · 구리 · 아연 성분이 소량 검출되어 우리 조상이 놋그릇을 통해 미네랄을 자연적으로 섭취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과학적으로 뛰어난 방짜를 만들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유기뿐만 아니라 악기 등 다양한 물건 전시

방짜유기박물관은 이봉주 유기장(중요무형문화재 제77)께서 평생 제작하고 수집한 여러 작품을 기증하면서 건립되었다. 방짜유기가 무엇인지 몰랐더라도 이 곳에 오면 방짜유기의 쓰임새, 제작과정, 유기의 역사를 모두 관람할 수 있어 자랑스러운 고유문화유산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

 

기자가 방문한 평일 낮에는 관광객단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하고 있었다. 유기뿐만 아니라 악기 등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있는데 각각의 제조과정, 기능, 효과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기네스북에도 오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징이 전시되어 있는데 맥놀이 현상을 잘 일으켜서 귀를 가져다 대면 은은하면서 고요한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박물관은 총 3개의 전시실과 체험장으로 꾸며져있고 건물 뒤쪽으로는 팔공산의 정기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 이 박물관에서 기성세대들은 전시된 유기를 통해 지난날의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되살리고, 아이들은 부모님으로부터 그 시절 얘기를 듣는 등 생생한 체험교육의 현장이 될 것 이다.

무료관람,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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